(환타지야설) 선택 - 4. 땅 따먹기

(환타지야설) 선택 - 4. 땅 따먹기

‘콘돔 좀 줘봐, 윤 실장……요거, 요거 완전히 뷔페네, 뷔페!’


‘네, 그러셔야죠….얘들아, 우리 원장님 콘돔 좀 입으로 정성껏 씌워 드려라.’


한 여자가 무릎을 꿇고 대단한 뱃살의 남자 아랫도리에 매달려, 능숙한 솜씨로 좆대 위에 콘돔을 그것도 입에 문 채, 멋들어지게 씌워 버렸다. 그 여자까지 포함해서 방안에 접대하려고 들어온 여자 여섯 명이 테이블에 줄지어 엎드린 채로 미니스커트를 올리고 엉덩이를 깠다.

불빛에 드러나는 희고 탱글 거리는 여자들의 엉덩이 살……그 원장이란 작자는 생전 처음 보는 광경에 눈을 희번덕댔다.

음흉한 눈빛으로 까진 여자들의 엉덩이를 주무르면서 하나하나 보지 구녕에 손가락을 찔러 넣어 번들거리는 씹물을 묻혀 보여주는 품평회……


‘카! 죽인다. 원장님, 준비 완료입니다. 의자왕이 별겁니까? 이렇게 줄줄이 까놓고 박아대면 그게 의자왕이지, 뭐겠습니까요?’


사극에 등장하는 간사한 이방의 말투 그대로다.


‘어디 한번 박아 볼까나? 어흠….어흠…..난 이렇게 뒤치기를 할 때는 한 손으로 계집년들 머리끄덩이를 잡아채야 제맛인데…. 될까?’


‘암요, 될 뿐입니까? 혹시 전생 퇴행 한번 해보신 적 있으십니까? 제가 원장님 취향을 딱 보면, 아마도 깃발 날리시던 역사 속의 장군님이 아니셨을까 하는데…..’


‘이 사람도 사람 보는 앞에 세워 놓고 이렇게 부추겨서야, 원…우그극…이 년 보지 맛 죽이는구먼….’


차려진 밥상을 마다할 사람들은 없다고 봐야 했다. 넵다 까져 씰룩대고 있는, 씹물 흐르는 보지가, 자그마치 여섯 사람이나 무방비 상태로 널브러져 있는 상태에서, 한 보지에 집착한다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었다.

그 원장은 마치 이리저리 물감을 찍어대는 붓처럼, 이 보지, 저 씹구녕으로 옮아가고, 다시 오고 하면서, 여자들의 씹구녕을, 항문을 유람하며, 허리를 놀렸다.


‘어후…좋다….어후…..이런 도화경이 있다니..참, 세상 오래 살고 볼 일이야…어그극…..어그극……그럼 윤 실장, 쌀 때는 어떻게 하지? 한 년 보지에 그냥 싸? 아님?’


‘캬! 옳으신 말씀……다 준비되어 있죠. 얘들아! 원장님 좆물 나가신단다.’


그 말과 동시에 일사불란하게 자리에서 일어난 여자들은, 원장의 몸으로 들러붙었다. 온몸을 혀로 핥고, 원장의 그 늙은 좆대가리 마저도 서로 빼앗아 삼키려는 듯이 앙탈을 부리는 그 과정을 흐뭇하게 지켜보는 사이, 원장은 좆물을 터뜨리고야 만다.

그 좆물을 한 방울 이라도 더 받아 마시려는 것처럼, 그 앞에서 혀를 날름대며, 자신의 보지나마 손가락으로 쑤셔달라며, 원장의 팔을 잡아끄는 아수라장…. 환상의 어우러짐, 그 자체였다.


‘카! 서비스 끝내주는구먼, 이런 곳은 어디서 찾았어?’


언제 대령했는지, 따스하게 데운 물수건으로 온몸을 샅샅이 닦아 마무리하는 정성스러움에 원장은 탄복하고 있었다.


‘다, 보살펴 주시는 은혜에 보답하고자 마련한 작은 저희의 정성인데, 그렇게 고마워하시니 몸 둘 바를……애들아, 이제부터 중요한 얘기가 있을 예정이니깐 두루, 잡상인 절대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 너희들도 부를 때까지 나가 있어, 얼른!’


‘자, 그럼 이제 본론으로…’


‘뭐 본론까지야. 그 장비 납품 건이야 윤 실장이 알아서 대면 되지. 뭘 의논이고 자시고….뒤는 내가 다 알아서 할 테니, 다른 병원은 어떻던데요, 요따위 소리하는 밑에 것들, 이번 기회에 죄다 잘라 버릴 테니까 알아서 해.

그건 그렇고…..자네도 알다시피 기곗값이 워낙 대단해야 말이지. 목돈 들어가고, 환자들 주머니에서 쥐어짜서 푼돈으로 갚아 나가는데, 이게 은행 이자도 못 되는 경우 많거든…….그래서 말인데…..’


‘아하. 입 아프시게 뭘 옮기시기까지……여기 이 봉투…..준비했습니다. 원장님만 알고 계시죠. 조금 되는 돈 입니다. 큰일 하시는 데 보태시면, 저희도 영광이겠습니다.’


‘어험….어험….뭘 이런 것까지……잘 알아서 씀세.’


‘걱정하실 거 전혀 없습니다. 아니, 환자들이 봉인데, 무조건 찍어라, 검사해라, 기본 나가리로 첨부해서 긁어대고 쥐어 짜내면, 자기들이 별수 있으려고요?

자고로 목마른 사람이 셈 판다고, 자기들이 급하지, 병원 측이야. 하나도 급할 거 없질 않겠어? 문제 끝, 게임 오바, 행복 시작 아니겠습니까?’


그때였다. 문이 스르륵 열리면서 누군가 방안으로 뛰어 들어 오면서, 날듯이 탁자로 음식과 술들을 박차고 뛰어오르는 그림자가 있었다.

그리고, 겨누어지는 칼끝….예리한 칼끝은 원장의 목을 정확히 겨누고 있었고, 서슬에 놀라 소파에 고개를 처박고 벌벌 떨고 있는 실장은 꼼짝도 하질 않았다. 죽기는 싫었던지……


‘형, 이렇게 불쌍한 환자들의 목숨을 담보 삼아 돈 챙기는 동안, 어째서 외국에서 내가 보내는 애타는 편지에는 한 통도 답장하질 않은 거지?’


‘이 칼 좀 내려놓고….캑…..캑…...우리 숨 좀 돌리고…..’


‘아버지께서 돌아가실 때, 말씀하셨지. 환자들의 목숨을 담보 삼아, 돈을 벌려고 한다면 백정과 다를 바 없다고 말이야…..

내가 해외 오지에서 그 흔한 항생제 한 앰플이 없어서 팔다리가 썩어가고, 산 채로 죽어가는 사람들 살려 보려고 그렇게나 연락을 했건만, 형은 이렇게 호의호식에다, 뒷돈까지 챙겨가면서, 환자들을 상대로 이런 짓거리를 하고 있는 걸 알았다면, 가만있지 않았을 거야.

누가 많이 도와 달랐어? 그저 죽어가는 사람들이 불쌍해서, 그나마 내가 의사랍시고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다는 것이 너무 괴롭고, 부끄러워 부탁한 건데…….’


‘이 칼 쫌 내려놓고 얘기하자. 형제끼리 이기 뭐냐?’


‘형제? 테러와 기아가 판치는 와중에, 그나마 약을 사서 치료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못된 짓을 해야 하는지 알고나 있냐고?

그 자리에서 포탄에 맞아 죽어 가는 다른 나라의 자원 의사들이 형제 이상으로 서로를 위해 준다는 거 알아?

형제, 웃기는 소리 하지 마. 형은 이제 내 형도 아니야. 그저 눈에 돈이 멀어버린 돼지! 돼지가 맘에 안 들면 어떻게 되는지 알아?’


펑 하는 소리와 함께, 형의 목에 칼을 겨누고 있던 동생이 탁자 저 끝으로 주르륵 밀려나면서, 방안에는 싸한 피비린내가 흘렀다.

탁자 위에 널브러져 있던 동생이 주섬주섬하며, 일어났을 때 그 원장은 정면을 바라다보고 있었다.


‘툭툭툭툭…..’

‘짝짝짝짝!’


어디선가 들려오는 박수 소리…. 소스라치게 놀라 일어났을 때, 형의 얼굴은 두부를 썰어 놓은 것처럼 조각조각 좌우 사방으로 툭툭 떨어지고 있었다.


‘다…당신은 누구……’


‘나? 백정! 인간 백정이라고도 하지. 돼지나, 사람이나 간에 맘에 안 들면, 부위별로 나누는 것밖에는 별도리가 없지 않을까?

죄를 저지르기에는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으신 의사 양반, 어서 돌아가시게. 아직 자네의 손길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으이. 이곳 일은 걱정하지 말고….

인간들은 너무 어리석단 말이야. 열심히 자기 땅인 것처럼 땅따먹기하지. 그러나, 정작 그 땅도 자기 것이 아닌데 말이야.

그러나, 자네의 선행은 하늘 어디에선가, 고부가가치로 상한가를 때리고 있을 테니, 훗날을 기약하게나.

이 세상에서의 원통한 눈물을 기쁘게 갚아 주실 분은 내가 아닌 저 위에 계신 분 이거든.’


그는 고맙다는 말을 연거푸 하고 돌아서려다, 다시 한번 처참한 시신으로 바뀐 형을 들쳐 보았다. 그리고, 눈물의 성호를 그었다.

그건 형의 처벌에 대한 연민과 불쌍함, 그리고, 자기 손에 피 묻은 도끼와 톱이 들려 있는 줄도 모르고, 기절한 윤 실장에 대한 애도의 표시이기도 했다.